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카페' 전성기
결혼 전에 살던 동네는 지방 광역시 지역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다 보니, 편의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동네마다 있다는 편의점조차 10-15분 정도 걸어나가야 할 정도였으니, 카페는 큰 길가로 걸어나가야 드문드문 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는 같은 지역이지만 상업 지구와 주거지역을 갖추었고, 단위 면적당 밀도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곳에 이사를 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입점해 있는 편의 시설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카페가 얼마나 많던지. 심지어 한 건물에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까지 모두 있는 상가를 보고 '과연 타산이 맞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카페를 제외하고는 그런 특수한 경우가 많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때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편의점의 경우에는 주요 3사로 정리되는 CU, GS25, 세븐일레븐이 한 건물에 입점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말이에요.
커피 가격 인상의 원인(1) : 수요의 증가
그 정도로 카페, 그중에서 저가 커피는 커피에 대한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성비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이나 기존에 커피를 주로 즐겼던 국가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력이 높아진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도 커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커피', '원두'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과연 공급은 언제까지 받쳐줄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지금은 다행히 하락 추세지만, 올해 지난 2월부터 3월의 원두 선물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수요/공급 곡선을 고려할 때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음료 가격을 인상을 시작하였고, 저가 커피의 대표 브랜드인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음료는 일부 가격을 조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이미 과포화 된 커피, 카페 시장에서 기존 점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본사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수요의 증가로만 국한 시키기에는 비이상적으로 급등한 원두 선물가격의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커피 가격 인상의 원인(2) : 공급의 축소
'바보야, 문제는 공급이야!'
어떤 원두를 선택하고 로스팅 하는지는 커피 브랜드마다 다를 테고,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일 테니 '뉴 크롭을 선택할 것이다'라는 가정을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뉴 크롭이라고 하는 수확한지 1년 미만의 원두(열매)를 말하는데요.
2023-2024년 사이에 발생한 어떤 이슈로 인해 공급이 줄었고, 그로 인해 수요는 늘지만 공급은 줄어든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한때 메가커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한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이 꽤 높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동결하고,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뜨거운 아메리카노의 가격 인상을 했다는 점에서 메가커피 본사 차원에서 나름 상생의 방안을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앞으로 기후변화나 재배지 감소, 자연재해 등의 이유로 인해 수확되는 원두의 절대적인 양이 줄어드는 상황이 예상됩니다.
어찌 되었건 가까운 미래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2천 원에 못 마시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며 글을 마칩니다.